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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 투자가 핵심

도깨비 보니조아 2009. 5. 26. 11:22

 

7평서 70평으로..."변화·투자가 핵심"

 

완벽 재고관리로 전국구 처방...공간활용 돋보여

[특별기획]나는 이렇게 약국을 운영한다 <24>서울 강서구 조광약국

약국들이 진화하고 있다.

의약분업 7년차, 급격한 제도변화 속에서 약국가도 변화의 물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을 쳐왔다.

아니 변화의 물결에 편승하기 위한 약사들의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에 데일리팜은 지난해 보도한 10곳의 약국에 이어 그 범위를 넓혀 전국 100곳의 약국을 선정, 진화·발전하고 있는 약국들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 줄 것이다.

독자 여러분의 열독을 기대한다.[편집자주]


"내 집에 1,000만원짜리 소파를 사는 대신, 약국에 2,000만원짜리 조제 자동화 설비를 들여놓겠다는 마음가짐, 이것이 제 약국 경영철학의 핵심입니다."

강서구 방화동에 위치한 조광약국의 오상동 약사(54)는 지난 79년 이 지역에서 7평짜리 약국을 시작한 이후로 15평, 28평, 35평, 현재는 70여평의 대형약국으로 성장시켰다.

 

▲ 조광약국 오상동 약사는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에 따른 과감한 투자가 이뤄졌을 때, 약국의 '캐파'가 커진다고 말한다.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에 따른 과감한 투자가 이뤄졌을 때, 약국의 '캐파'가 커진다고 말하는 오 약사.

남다른 재고관리에서부터 약국 인테리어 노하우, 다가올 미래의 약사상에 대해 확실한 철학을 갖고 있는 오 약사를 조광약국에서 만나봤다.

"재고관리는 곧 직원 관리"

조광약국이 하루 평균 흡수하는 처방전 200여건 중 인근 지역 병·의원에서 유입되는 처방은 40%를 밑돈다.

나머지는 서울의 대형 종합병원 처방. 이는 오 약사가 30년간 축적해온 재고관리 노하우가 밑바탕이 됐다.

이에 대한 오 약사의 노하우는 크게 두가지로 나누어 진다.

하나는 '직원 관리',

나머지는 '전산 시스템'이다.

먼저 조광약국의 직원 관리 시스템부터 살펴보자.

조광약국 직원은 총 10명이다.

이 중 2명은 의약품과 재고 관리만 담당한다.

이들은 모두 조광약국에서 10년 이상을 일해 왔다.

첫 번째 관리자는

▲약품사입 ▲재고관리 ▲결제를 담당한다.

또다른 관리자는 ▲청구 ▲진열을 맡는다.

오 약사는 "10년 이상을 함께 일하다보니 이 지역의 단골 고객들이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두 명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면서 들어오고 나가는 약품과 양, 단골 고객의 성향 모두를 파악합니다.

물론, 최근 도매상들의 배송 시스템도 크게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 조광약국은 자로 잰듯한 약품 정리가 확연히 눈에 띈다. '관리자'를 위한 별도의 공간도 마련돼 있다.

 



조광약국을 살펴보면 감탄사가 나올 만큼 모든 의약품들이 깔끔하게 정리돼 있다.

혹시나 해서 수납장을 열어 보아도 이는 마찬가지다.

오 약사는 "약국 어느 곳에 어떤 약이 얼마큼 있는지 머릿속에 모두 들어있다"고 강조한다.

이를 증명하듯, 조광약국 한켠에는 관리자를 위한 별도의 책상과 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다.

이러한 촘촘한 재고관리에는 이 약국의 '전산시스템'도 큰 몫을 담당한다.

조광약국에는 총 11대의 컴퓨터가 배치돼 있고, 자체 개발한 약국관리 프로그램이 서로 연동돼 가동되고 있다.

처방조제는 물론, 일반약도 판매가 이뤄지는 순간 재고량이 컴퓨터 기록에 남는다.

일반약 판매시 스케너로 가격이 읽혀지기 때문에 이같은 관리가 가능하다.

가격시비가 없어진 것도 특징이다.

"가변성이 많은 정신과 약물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처방을 우리 약국에서 소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분업 초기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지금은 지역 단골 고객들이 먼저 우리 약국을 신뢰하고 있습니다."

조광약국의 '색' 부여...전등만 100여개

조광약국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조광약국을 '녹색약국‘으로 기억한다.

오 약사가 약국의 캐릭터를 '색'을 통해 부여했기 때문이다.

약국 내부 곳곳에는 시원한 녹색이 눈에 들어온다.

그래서 약국간판도, 약봉투도 녹색이다.

 

▲ 70평 규모의 조광약국에는 100개가 넘는 전열등이 상시 켜져 있다. '녹색'을 부여한 조광약국 컨셉처럼 녹색 옷을 차려입은 고객들이 인상 깊다.



또다른 특징은 약국 내부가 '밝다'는 점이다.

70여평 규모의 조광약국에는 100개가 넘는 전열등이 켜져있다.

단 한 개도 빛을 잃었거나 희미한 등이 없다.

오 약사는 "약국이 환하다는 것은 환자들에게 신뢰감을 줄 뿐아니라, 가시성을 높여 일반약 매출 효과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또한 조광약국을 가득 메우고 있는 약장들은 보통 10년이 넘은 것들이다.

30년간 약국을 운영하면서 사용하던 약장을 버리지 않고, 약국을 확장할 때마다 목수를 불러 평수에 맞춘 약장을 덧붙여 사용한다.

그 이유를 물었더니, 오 약사는 "단순히 버리기 아까워서가 아니다"라며 "약국 평수에 맞춘 약장의 크기를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에 약국 안의 동선을 최대로 활용할 수 있다"고 답변한다.

조광약국을 들어서면 마치 군대 시절을 연상하듯, 짜임새 있게 정돈돼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이같은 연유에서다.

 ▲ 오상동 약사

"왜 자꾸 죽는 그룹에 들어가려고 합니까"

30년간 약국을 키워오며 소위, '성공한 경영자'로서 오 약사가 생각하는 약국경영 활성화 방안에 대해 물었다.

이에 대해 오 약사는 거침없는 답변들을 쏟아낸다. 그는 "내가 생각하는 경영철학은 '변화'에 민감하자"라며 "많은 약사들이 죽는 그룹에 들어가려고 한다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말한다.

오 약사는 "솔직히 말하자"며, "분업 전 약사사회에서 한방이나 건기식에 유명하다는 수많은 강사들도 약국을 '조제전문'으로 바꿨다"며 "약국 어렵다고들 말하지만, 하루에 수백만원 매출을 올리는 작은 약국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무조건 '약국이 어렵다.

방법이 없다, 분업이 잘못됐다'고 말하는 약사들에게 던지는 충고인 셈.

이어 그는 "병·의원 앞으로 몰려가자는 뜻에서 말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현재 상황을 냉철하게 볼 수 있는 안목과 과감한 투자, 그리고 노력이 맞물릴 때 약국경영이 재밌어 진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오 약사는 "앞으로는 '법인약국'과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마트약국'이 약국의 중심으로 떠오를 수 있다"며 "이에 대한 준비도 차근차근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