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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에 속삭이는 햇살/김영랑

도깨비 보니조아 2006. 5. 11. 18:45


돌담에 속삭이는 햇살
 
김 영 랑詩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풀 아래 웃음 짓는 샘물같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길 위에
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새악시 볼에 떠오는 부끄럼같이
시의 가슴에 살포시 젖는 물결같이
보드레한 에메랄드 얇게 흐르는
실비단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내 마음을 아실 이
 
김 영 랑詩
내마음을 아실 이
내 혼자 마음 날같이 아실 이
그래도 어디나 계실 것이면
 
내 마음에 때때로 어리우는 티끌과
속임 없는 눈물의 간곡한 방울방울
푸른 밤 고이 맺는 이슬 같은 보람을
보낸 듯 감추었다 내어 드리지.
 
아! 그립다.
내 혼자 마음 날같이 아실 이
꿈에나 아득히 보이는가.
 
향 맑은 옥돌에 불이 달아
사랑은 타기도 하오련만
불빛에 연긴 듯 희미론 마음은
사랑도 모르리 내 혼자 마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