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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약서 일반약 중심 전환 '효과'

도깨비 보니조아 2008. 2. 7. 18:19

 

 

"건식·과립으로 승부, 매출 30% 껑충"

 
[특별기획]나는 이렇게 약국을 운영한다 <44>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월드약국

약국들이 진화하고 있다. 의약분업 9년차, 급격한 제도변화 속에서 약국가도 변화의 물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을 쳐왔다. 아니 변화의 물결에 편승하기 위한 약사들의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에 데일리팜은 지난해 보도한 10곳의 약국에 이어 그 범위를 넓혀 전국 100곳의 약국을 선정, 진화·발전하고 있는 약국들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 줄 것이다. 독자 여러분의 열독을 기대한다.[편집자주]

 ▲ 약국고객과 상당중인 월드약국의 박종호 약사.

"건강기능식품과 한방과립, 영양제를 동시에 판매하는 방식을 선택해보세요."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에 위치한 월드약국 박종호(36·중앙대) 약사가 소개한 '동네약국 생존전략'이다.

약국운영 매너리즘 빠져…'공부삼매경'으로 극복

월드약국은 골목 안쪽에 위치해 있어 대로변에서도 눈에 잘 띄지 않는 그야말로 동네약국이다.

위층에 가정의학과의원이 하나 들어서 있지만, 처방은 많지 않다. 박 약사는 한 자리에서 7년 넘게 약국을 운영해와 매너리즘에 빠져 있던 터였다. 한마디로 소극적인 자세로 환자를 응대했다는 말이다.

그러던 박 약사가 지난해 여름부터 '공부삼매경'에 빠진 것이다. 주로 공부하는 것은 건기식과 한방과립제.

데일리팜 기자가 약국을 방문한 시간에도 '한방의 약리해설'이라는 두터운 책을 카운터 옆에 펼쳐두고 있었다.

"의약분업 이후 약국경기도 시원찮고 해서 약국을 소극적으로 운영해왔죠. 하지만, 지난해 여름부터 이런 태도를 버리고 적극적인 환자 공략에 나섰습니다. 이를 위해 건식과 한방과립 등에 대해 틈틈이 공부해오고 있습니다."

건식·한방과립 학습 후 현장적용…매출 20∼30% 껑충

박 약사가 공부하는 곳은 '맞춤영양학회'의 비정기적인 강의와 책자, 인터넷 강의 등이다. 강의를 통해 익힌 지식은 바로 약국 현장에서 실습에 들어간다.

 ▲ 실평수 10평인 월드약국의 내부전경.

"재미있게도 인터넷 강좌나 오프라인 강의를 듣고 온 날에는 반드시 배운 것을 활용할 수 있는 환자들이 약국을 방문하더군요."

주말이나 평소에도 짬을 내 공부한 덕을 박 약사는 요즘에 톡톡히 보고 있다고 했다. 공부를 하기 이전에 비해 지금의 매출이 20∼30%나 훌쩍 뛰었기 때문이다.

그 사이 처방에 의존하던 기존과는 달리 일반약과 조제약 매출비중이 60 대 40으로 뒤바뀌었다.

예전에는 한약초제를 많이 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이보다는 건기식과 한방과립제, 영양제를 동시에 투여해 환자의 건강을 증진시키거나 치료효과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돼지고기와 녹두, 숙주는 피하세요."

건식 등 자신감 있게 권장…문제는 공부의 깊이

인터뷰 도중 약국에서 한약초제를 지어가는 오대성(남·43)씨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오씨는 살이 찌지 않고 피로감을 많이 느끼는 환자.

이런 음식은 찬성질을 가지고 있어, 오씨가 복용하게 될 한약초제의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다는 것이 박 약사의 설명이다.

그의 자세한 설명을 눈여겨본 오씨의 모친이 아들을 위해 월드약국에서 초제를 부탁했던 것이다.

"요즘엔 한달에 10건 내외의 초제를 합니다. 하지만, 무게중심은 건기식과 한방과립, 영양제를 동시에 투여하는 것에 두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환자 때문이다. 환자 입장에서 초제의 가격은 월 20만∼30만원이 들어가지만, 건기식과 한방과립 등은 더 좋은 효과를 내면서도 8만원 내외에서 구입할 수 있는 것이다.

 ▲ 박종호 약사.
물론 이의 전제는 건기식과 한방과립 등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공부라고 박 약사는 밝혔다. 이런 탓에 손님이 뜸한 낮시간에는 모니터를 통해 인터넷 강의를 듣거나 두터운 책을 펴놓고 있는 것이다.

"공부하는 약사, 고객신뢰-매출신장 1석2조 효과"

"공부하는 약사의 모습은 약국을 찾는 환자의 신뢰지수를 높이는데 효과적이죠."

책을 펴놓고 공부하는 모습을 환자들에게 보여주는 것도 환자의 신뢰도 제고에는 효과적이라고 했다. 물론 연출은 금물이다. 약리학적 효과를 지닌 건기식과 한방에 대한 공부가 그래서 필요하다고 했다.

"우리 약국을 찾는 고객들에게 가장 정확한 건기식과 한방과립제, 영양제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공부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매출신장을 타깃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좋은 치료효과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신뢰를 얻는 것이 우선입니다."

박 약사는 끝으로 '약사가 살아남는 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약국에서는 의사나 한의사가 하지 못하는 틈새영역을 공략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상세한 상담을 통한 정보제공이고, 이것이 곧 약국 매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